독서 노트/도서리뷰(문학)

10.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차인표

정라시 2024. 10. 13. 14:50


백두산 천지의 조그마한 호랑이 마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차인표 배우가 위안부 이야기를 소설로 냈다고 해서
무겁고, 민감한 역사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했는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담담하고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우리의 아픈 역사를 풀어냈다. 그래서 더더욱 여운이 남았던 소설!


1998년 초고를 쓰기 시작해서, 2009년 <잘가요 언덕>이라는 제목의 책을 거쳐, 2021년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라는 책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전쟁, 위안부 이야기 등 어두운 시대적 배경 이야기지만 책 속에는 ‘잘가요 언덕’ 이라든지 ‘오세요 종’, ‘엄마별’ 등 예쁜 이름을 가진 단어들이 나온다. 거기에 백두산 천지의 공간적 배경을 상상하며 이 책을 읽다보니 소설이 아련하거나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아마도 일본이 우리에게 했던 짓에 대한 분노를 직접 표현하기보다 각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그려내면서 독자들에게 공감과 안타까움을 이끌어낸 소설이기 때문일 것이다.


용서하는 법. 상대가 빌지도 않은 용서를 해야 하는 이유는 용서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이 너무 괴로우니까...

236p. 용서는 용서를 구하는 대상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사과와 용서를 구하는 대신, 세월이 빨리 흘러 할머니들이 모두 없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역사의 산 증인들이 모두 없어져서 누구도 다시는 이 이야기를 들춰내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나눔의 집 마당에서 영정사진을 찍으시던 우리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시기 전에 할머니들과 그들 사이에 진정함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이 책이 옥스퍼드 한국학 필수 도서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잘된 일이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서 이 아픈 역사가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